설립취지문

‘놀이하는사람들’은

1987년 놀이연구회와 2000년 놀이배움터 그리고 2007년 한국전래놀이협회의 성과를 계승, 발전시켜 사단법인을 창립하여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삼고자 합니다.

매스미디어의 급속한 발달과 경쟁 일변도의 사회 및 교육제도에서

놀이는 점차 ‘시간 낭비’, ‘공부나 일에 반대되는 것’으로 인식되어 그 중요성과 가치가 소홀히 다뤄지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가정이나 학교, 직장을 비롯하여 하루하루의 삶이 마치 무엇엔가 쫒기는 듯 바빠졌는데 그 뒤에 오는 공허함과 상실감은 나날이 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이중에 놀이 세대라 불리는 아이들의 경우는 더욱 심각합니다

골목이나 마당에서 “~~~야 노올자”라고 함께 놀 친구를 부르던 소리는 사라진 지 오래되었고 학교와 학원, 과외에 내몰려 점차 아이들다운 모습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대신 컴퓨터 게임이나 돈을 줘야 놀 수 있는 인공 놀이터는 성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 결과 체력은 체격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고, 마음은 바늘 하나 꽂을 자리조차 없을 정도로 좁아졌습니다. 작은 일에 울고, 화내고, 짜증내는 아이들에게 친구와 이웃은 단지 남일 뿐입니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족끼리 모여도 텔레비전 앞에 넋 놓고 있거나 각자가 자신의 일을 할 뿐 도타운 정은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습니다. 직장에서도 맡은 일을 할 뿐 소통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이런 개별화, 고립화는 전반적인 소외를 낳게 되었고 심지어 삶의 의미조차 찾지 못하고 그냥 살아 있기 때문에 살아가고 있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런 총체적인 가치, 의미 부재의 삶 속에서

놀이는 이를 해결할 중요한 윤활유의 역할로서 의미가 있습니다. 놀이는 혼자이기 보다 여럿과 소통을 전제로 하며 그 속에서 자신과 이웃의 관계를 깨닫게 합니다. 낱낱이 아닌 더불어, 자신만이 아니라 함께,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공존이 놀이 속에 오롯이 담겨 있기에 놀이의 회복이야말로 무미건조한 일상을 즐겁고 활기찬 나날로 바꿀 수 있는 핵심이라 여겨집니다.

이에 놀이하는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지향점을 가지고 활동하고자 합니다.

하나. 놀이가 삶의 중요한 요소임을 자각하는 계기로서의 역할 

환경이 오염되니 환경운동의 필요성을 깨닫게 되듯이 뭔가 의미 없고 단조로운 삶에 대한 고민 속에서 놀이의 가치를 깨닫게 됩니다. 인간은 일이나 공부만 하고는 존재할 수 없듯이 자신의 삶에서 놀이가 갖는 의미를 깨달을 때 비로소 일상이 즐겁고 활기찰 수 있을 것입니다. 잃어버린 어린 시절이 아닌 잊혀진 놀이의 세계를 통해 놀이가 삶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가치임을 자각하는 계기를 제공하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둘. 놀이에 대한 온전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양한 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역

놀이를 해 보았다는 것과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다릅니다. 놀이 공간, 시간, 또래 집단의 변화 속에서 어떻게 놀이를 함께 나눌 것인가에 대한 공부를 통해 놀이를 온전히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어린이, 청소년, 노인 등 놀이가 필요한 어느 곳에서든 놀이를 통해 소통하고자 합니다.

셋. 사회 현상으로 나타나는 소외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의 놀이

과학, 합리, 효율, 성과주의는 이성의 영역에 호소하고 오늘날 사회의 중요한 패러다임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불평등, 소외, 개별화는 점점 골이 깊어지고 사회는 무미건조해졌습니다. 놀이는 인간의 감성적인 영역에 호소함으로써 이성의 영역에서 빠뜨린 부분을 보완하여 조화롭고 건강한 사회를 이루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사회에서 나타나는 제반 문제의 근본적인 대안으로 놀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입니다. 

2009년 12월 6일
사단법인 놀이하는사람들 발기인 일동